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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리스크 관리가 기업 생존의 핵심이 되다

by 경제의 시선 2025.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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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붕괴, 인플레이션 급등, 기후 위기의 심화 등 최근 몇 년간 세계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5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직면한 리스크의 빈도와 강도는 지난 10년간 약 3배 증가했으며, 리스크 간 상호연결성 또한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에서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와 그 관리 전략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분석해보겠습니다.

현대 기업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 유형

1.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상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현대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CEO의 81%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매우 심각한' 또는 '심각한' 비즈니스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47%)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미-중 무역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은 글로벌 공급망, 원자재 가격, 환율, 규제 환경 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욱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수출기업의 약 68%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직접적인 재무적 손실을 경험했으며, 평균 손실 규모는 매출액의 약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공급망 리스크의 심화

과거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방식으로 최적화된 글로벌 공급망은 효율성을 극대화했지만, 동시에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취약성을 극명하게 드러냈습니다.

딜로이트의 2025년 공급망 리스크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약 80%가 지난 2년간 심각한 공급망 중단을 경험했으며, 이로 인한 평균 매출 손실은 약 6%에 달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등 복잡한 공급망을 가진 산업에서 피해가 컸습니다.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서 국내 제조기업의 73%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경험했으며, 이 중 41%는 대체 공급처를 찾는 데 3개월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3. 기후변화와 ESG 리스크

기후변화는 물리적 리스크(홍수, 가뭄, 태풍 등 극단적 기상 현상)와 전환 리스크(탄소규제, 소비자 선호 변화 등)를 통해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S&P 글로벌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0개 기업 중 약 60%가 향후 5년 내에 기후 관련 리스크로 인해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재무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GDP의 최대 18%가 감소할 수 있다는 스위스리(Swiss Re)의 분석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탄소 배출권 가격은 2020년 톤당 1만원에서 2025년 4만원으로 4배 증가했으며, 이는 탄소 집약적 산업에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탄소 비용은 2025년 기준 영업이익의 약 4.8%에 달하며,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에서는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사이버 보안 및 디지털 리스크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사이버 보안 리스크는 기업의 가장 큰 운영 리스크 중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IBM의 '2025 데이터 유출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유출 사고의 평균 비용은 기업당 약 450만 달러로, 2020년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특히 랜섬웨어 공격의 빈도와 규모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Cybersecurity Ventures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랜섬웨어 피해액은 약 2,650억 달러로, 2015년(3억 달러) 대비 80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도 사이버 보안 위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내 기업 대상 사이버 공격은 약 5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평균 72시간이 소요되며, 이로 인한 비즈니스 중단 비용은 일평균 약 8,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요? 선도적인 기업들의 사례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주요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1. 리스크 거버넌스의 강화

리스크 관리는 더 이상 특정 부서의 책임이 아닌, 전사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리스크 관리가 성공적인 기업의 83%는 이사회 수준에서 리스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이사회 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여 경영 전반의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SK그룹은 'SV(Social Value) 위원회'를 통해 ESG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협의회'를 통해 CEO와 핵심 임원들이 주요 리스크를 논의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리스크 거버넌스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필요합니다:

  • 이사회 수준의 리스크 감독 체계
  • 명확한 리스크 선호도(Risk Appetite) 정의
  • 전담 리스크 책임자(Chief Risk Officer) 임명
  • 사업부 간 협력을 촉진하는 범조직적 리스크 위원회

2. 회복력 중심의 공급망 재구성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기업들에게 '효율성'과 '회복력' 사이의 균형을 재고하도록 만들었습니다. McKinsey의 연구에 따르면,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들은 공급망 중단 사태에서 경쟁사 대비 약 23%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효과적인 공급망 회복력 전략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있습니다:

공급원 다변화: LG화학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공급원을 중국에서 호주, 인도네시아 등으로 다변화하여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시켰습니다.

전략적 재고 확보: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에 대해 '저스트 인 케이스(Just-in-Case)' 방식으로 약 2~3개월치 재고를 유지하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이는 2021년 글로벌 반도체 수급 위기 시 경쟁 우위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공급망 가시성 향상: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공급망 통합 관리 시스템(HSIMS)'을 구축하여 2~3차 협력업체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잠재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접 공급망(Nearshoring) 구축: 글로벌 기업의 약 70%가 일부 생산 시설을 주요 시장 근처로 재배치하고 있으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물류 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시나리오 기반 리스크 분석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확률 기반 리스크 평가보다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고려한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나리오 기반 리스크 분석을 도입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위기 대응 속도가 약 2.5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나리오 분석은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 역사적 데이터가 제한적인 신종 리스크(예: 팬데믹, 사이버 리스크)
  • 상호 연결된 복잡한 리스크(예: 기후변화와 공급망)
  • 장기적 전략 의사결정(예: 대규모 투자, 신시장 진출)

SK이노베이션은 '전략적 사고 실험(Strategic Thought Experiments)'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에너지 전환, 지정학적 변화 등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각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2023년부터 핵심 사업부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여,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급감 등 극단적 상황에서의 회복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4. 리스크 정량화와 데이터 활용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리스크를 가능한 한 정량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Gartner에 따르면, 고급 분석 도구를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는 기업은 리스크 식별 정확도가 약 70% 향상되었습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이미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은 'AI 기반 통합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통해 8만 개 이상의 변수를 분석하여 신용 리스크를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실률을 약 15% 감소시켰습니다.

제조업에서도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통해 설비 고장 위험을 예측하고, 사전 유지보수를 시행함으로써 생산 중단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계획되지 않은 설비 중단 시간이 약 40% 감소했습니다.

5. 리스크 문화 조성과 인적 역량 강화

리스크 관리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인적 역량에도 크게 의존합니다.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강력한 리스크 문화를 가진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리스크 사고 발생률이 약 60% 낮았습니다.

효과적인 리스크 문화 조성을 위한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기 시뮬레이션 훈련: 현대자동차그룹은 연 2회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하여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투명한 보고 문화: 구글은 '실패로부터 배우기(Learning from Failure)'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리스크와 실패를 숨기지 않고 공유하도록 장려하며, 이를 통해 유사한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리스크 교육: 삼성전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리스크 센싱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잠재적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고 보고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센티브 연계: 약 40%의 글로벌 기업이 경영진 성과 평가에 리스크 관리 성과를 포함시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는 리스크 관리의 진화

방어적 리스크 관리에서 전략적 리스크 관리로

선도적인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를 단순히 부정적 영향을 방어하는 수단이 아닌, 전략적 의사결정과 기회 포착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전략적 리스크 관리(Strategic Risk Management)'라고 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에 따르면,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도입한 기업은 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도 평균 이상의 성과를 유지할 확률이 약 2.5배 높았습니다.

SK그룹은 '딥 체인지(Deep Change)' 전략을 통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등의 리스크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수소, 탄소 포집 등 친환경 사업에 2025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하며, 이는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리스크의 상호연결성 이해와 통합적 접근

현대 사회의 리스크는 상호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리스크가 다른 리스크를 촉발하는 '리스크 캐스케이드(Risk Cascade)'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개별적으로 관리하기보다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재보험사 Swiss Re의 분석에 따르면, 리스크의 약 80%는 다른 유형의 리스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10년 전(약 50%)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통합적 리스크 관리의 좋은 사례로, 현대차그룹의 '리스크 레이더' 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지정학, 시장, 운영, 환경 등 다양한 영역의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리스크 간 상호 영향을 분석하여 복합적 리스크 시나리오를 개발합니다.

미래지향적 리스크 감지 체계 구축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대응하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Proactive Risk Management)'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조기 경보 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25개국에 '리스크 센싱 센터'를 운영하여 지역별 정치, 경제, 사회, 기술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1년 유럽의 반도체 공장 투자 결정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네이버는 '빅데이터 리스크 분석 플랫폼'을 통해 소셜 미디어, 뉴스, 검색 트렌드 등을 분석하여 신기술,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과 관련된 리스크와 기회를 조기에 식별하고 있습니다.

결론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스크 관리는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 되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 공급망 붕괴, 기후변화, 사이버 위협 등 다양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환경에서, 과거의 경험이나 직관에만 의존한 의사결정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강력한 리스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설계하며, 시나리오 기반 분석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리스크를 단순히 회피하거나 완화하는 대상이 아닌, 전략적 기회를 포착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리스크는 불가피하지만,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는 기업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리스크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아닌, "리스크를 어떻게 예측하고 이를 통해 어떤 기회를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기업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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